가보 마테 (2024) 정상이라는 환상
2024-03-11 Bibliography bib myth normal c185- “정상이라는 환상” 가보 마테 and 대니얼 마테 2024
- The Myth of Normal
책 소개
“인간성을 외면한 물질주의 사회의 모순을 날카롭게 비판하다”
중독, 트라우마, 스트레스와 질병 간의 관계에 대한 연구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캐나다 의사 가보 마테의 『정상이라는 환상』이 출간되었다. 우리가 지금 고통받는 불안, 중독, 심지어 신체 질병까지도 어린 시절에 겪은 상처와 트라우마의 잠재적 영향으로 발생한다는 메시지로 현대 의학계에 센셔이널을 일으킨 가보 마테는 스트레스와 정신건강, 트라우마, 중독 분야 연구의 독보적인 권위자다. 그는 이번 신작에서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오늘날 우리가 겪는 정신적·신체적 문제의 근원을 현대 자본주의와 물질 지상주의에 깊이 뿌리 박혀 있는 독성 문화로 지목한다. 즉, 우리를 괴롭히는 정신적·신체적 질환은 잘못된 우리 문화 자체에서 기인한다는 것이다.
『정상이라는 환상』은 출간되자마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아마존 논픽션 베스트셀러를 기록하고 있다. 게다가 출간 전부터 요한 하리, 타라 웨스트오버, 베셀 반 데어 콜크, 엘리사 에펠, 타라 브랙 등 세계적인 학자들과 베스트셀러 작가들이 이 책에 극찬을 쏟아냈다. 지금 세계는 왜 이 책에 이목을 집중할까?
책 속으로
이 책의 제목에 쓰인 ‘정상’은 교활한 의미를 가지고 있어서 건강한 미래로 나아가는 데 도움을 주기는커녕 그런 노력을 방해할 뿐이다. 좋든 나쁘든 인류는 특히 그 변화가 점진적일 때 무언가에 익숙해지는 데 천재적인 재능이 있다. 새로운 유행어인 ‘정상화하다(normalize)‘라는 동사는 이전에 비정상이던 것이 정상화하여 더 이상 눈에 띄지 않는다는 어감을 주고 있다. 사회적 의미에서 ‘정상’은 ‘여기는 볼 게 없다’는 뜻이다. 즉 모든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으니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지 않다는 의미다. 하지만 내가 본 현실은 매우 다르다. —「머리말」중에서
사실 트라우마는 규모가 커서 과거부터 미래까지 전 세계 모든 국가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캐나다 원주민들은 오늘날까지도 부당하게 트라우마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식민지정책에 의해 몇 세대에 걸쳐 빼앗기고 핍박받았으며 특히 100 년에 걸친 어린이들의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이들은 가족으로부터 격리되어 교회가 운영하는 기숙학교로 보내졌고, 그곳에서는 육체적·성적·정서적 학대가 만연해서 약물중독, 육체적·정신적 질병, 자살 등이 빈번했고 그 트라우마가 대를 넘어 자손들에게 이어졌다. —「1장 절대 돌아가고 싶지 않은 트라우마의 단면들」중에서
질병 그 자체는 과거에 발생한 모든 것의 집합체이며 미래에 발생할 일을 알려주는 신호이기도 하다. 자신에 대한 관계를 포함한 우리의 감정 체계는 미래를 결정하는 가장 강력한 요소다. 예를 들어 유방암을 진단받을 당시 무기력감과 절망감에 싸여 있었다면 10 년 뒤까지도 생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밝혀졌다. 반대로 우울한 감정이 줄어들면 오랫동안 생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6장 그건 사물이 아냐: 과정으로서의 질병」중에서
〈뉴욕 타임스〉는 2018 년 “현대의 부모 역할이 힘든 이유는 경제적 원인 때문이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기사에서 “지금 미국의 어린이들은 처음으로 부모 세대보다 가난한 세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부모 입장에서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최선은 계층의 상승을 위해 지원하거나 그게 안 되면 최소한 현 계층에서 밀려나지 않도록 도와주는 일이다.” 최근에 가까운 지인이 자신이 본 장면을 내게 이야기해주었다. 중산층의 엄마가 숙제를 미루는 다섯 살 난 아들에게 이렇게 소리 질렀다는 것이다. “너 그렇게 하면 커서 뭐가 될래?” 아들이 이렇게 대꾸했으면 어땠을까? “엄마는 내가 어른이 되었을 때의 정신상태는 걱정 안 해요?” —「12 장 달에서의 원예: 손상된 양육」중에서
대량 소비 문화의 커다란 업적 중 하나는 우리가 열정적으로 바라는 것과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이 같다는 것을 확신시켜준 점이다. 불가리아 출신의 프랑스 심리분석가인 줄리아 크리스테바(Julia Kristeva)는 이렇게 말한다. “욕망을 채우기 위해 상품이 만들어지듯 욕망도 만들어진다. 인공적으로 ‘필요’가 만들어졌다는 것을 모른 채 우리는 필요를 소비한다.” —「14 장 고통의 보장: 문화가 우리의 성격을 형성하는 방법」중에서
중독을 ‘잘못된 선택’으로 보는 시각은 솔직히 말하면 ‘전부 염병할 네 잘못이야’라고 꾸짖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런 관점은 끔찍할 정도로 효과가 없을뿐더러 아무것도 알려주지 못한다. 나는 의사 생활을 하면서 단 한 번도 어떤 의미로든 중독자가 되기로 ‘선택’했다는 말을 누구에게서도 들어본 적이 없다. 다운타운 이스트사이드에서 천천히 무너지는 환자나 길거리에서, 호텔 방에서, 밴쿠버의 마약 골목에서 아무도 모르게 사라지는 중독자들에게서는 더욱 들어본 적이 없다. —「15 장 네 자신이 안 되기 위해: 중독에 관한 오류 바로잡기」중에서
로빈 윌리엄스의 작품 중 가장 사랑받은 작품은 아카데미상을 수상했던 영화 [굿 윌 헌팅(Good Will Hunting)]이다. 여기서 그는 경관을 공격한 일을 계기로 분노한 보스턴 출신의 청소부를 돕는 친절한 심리학자로 나온다. 맷 데이먼이 연기한 이 천재적인 젊은이는 진흙 속에 묻힌 다이아몬드 같은 존재였지만 굳어버린 분노와 저항의 껍질 속에 자신의 나약함을 묻어버렸다. 가장 상징적인 장면은 윌리엄스가 데이먼에게 대놓고 간단하지만 강렬한 대사인 “네 잘못이 아냐(It’s not your fault)“를 계속 반복하자 결국 데이먼이 무너져 윌리엄스에게 안겨 흐느끼는 장면이다. ‘네 잘못이 아냐’라는 말은 데이먼이 속으로 갈구했던 불굴의 연민뿐 아니라 지혜도 함께 전해준다. 행동장애부터 심각한 정신질환까지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고 우리가 보았듯 뇌나 유전자의 잘못도 아니다. 제대로 치유되지 못한 상처가 밖으로 나타나는 것이고 그러는 데는 다 이유가 있게 마련이다. —「18 장 마음은 놀라운 일을 만들어낼 수 있다: 광기부터 의미까지」중에서
1970 년대 말부터 1990 년대 중반까지의 약 15 년간 미국의 주요 기업에서 “해고를 당할까 봐 늘 걱정한다"고 대답한 직장인의 비율은 24 퍼센트에서 46 퍼센트로 거의 두 배 늘었다. 늘 시간에 쫓기고 변화가 무쌍하며 업무가 과중한데 이런 요소들이 전혀 줄어들 기미가 없는 직업군의 사람들 역시 스트레스가 증가하면서 건강이 나빠지는 경우가 많다. 스트레스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염증이다. 내가 본 환자들에게서 이 둘의 연관성을 많이 목격할 수 있었다. 염증은 자가면역성 질환부터 심장 및 뇌의 심혈관질환, 암, 우울증까지 질병과 관련해서 그 범위가 매우 넓다. —「19 장 사회부터 세포까지: 불확실성, 갈등, 통제 상실」중에서
어린 시절에 스스로를 억제하는 행위는 성별로 결정되는 사회적 환경에서 더욱 강화된다. 많은 여성들은 결국 자기 침묵에 빠지게 되는데 이는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억눌러 안전한 관계, 그중에서도 특히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려는 성향"을 말한다. 자신의 경험을 이렇게 만성적으로 부정하면 치명적인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 2,000 여 명의 여성을 10 년 이상 추적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배우자와 갈등이 발생했을 때 감정을 속으로 삭이는 여성들은 드러내는 여성보다 네 배 이상 사망 확률이 높다”. 가정에서도 그렇고 직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권위적인 상사 밑에서 일하는 여성이 화를 억누르면 심장병 발병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한다. 분노를 그대로 표현하면 직장을 잃을 가능성이 높은 분위기에서 이는 당연한 적응반응이다. —「23 장 사회의 충격 완화 장치: 여성에게 더 가혹한 이유」중에서
온전함을 위해 나아가는 첫걸음은 우리 자신의 고통과 세상의 고통을 인정하는 것이다. 이게 끝없는 고통과 우울함, 특히 희생 같은 소용돌이에 휘말린다는 뜻은 아니다. ‘트라우마’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새롭고 엄격한 정체성, 또는 그와 관련된 ‘치유’ 역시 똑같은 함정이 될 수 있다. 진정한 치유란 과거와 현재의 우리 삶에 대한 진실에 가장 솔직하고 객관적으로 우리 자신을 여는 것이다. 어디에 상처를 입었는지 인정하고 우리뿐 아니라 주위의 다른 사람에게도 영향을 준 그 상처로 인한 충격을 정확하게 조사해야 한다. —「25 장 앞서가는 정신: 치유 가능성」중에서
저명한 의학자 야노시 셀리에는 그의 저서 『삶의 스트레스』에서 “안에 있는 것은 밖으로 나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엉뚱한 곳에서 터지거나 불만으로 꽉 차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내 안의 무언가에게 할 말이 있는데 이를 표현하지 않으면 침묵 속에서 질식사할 것이다. 이 책을 포함해서 내가 쓰는 책들은 밖으로 나가고 싶은 내면의 요구에 대한 응답이다. —「28 장 몸이 아니라고 말하기 전에: 자신으로 돌아가는 첫 단계」중에서
몇 년 전 이 책을 집필하기 위해 자료를 연구하던 중 현대 언어학의 아버지이며 철학자, 사회운동가, 문화 비평가인 노엄 촘스키와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스스로를 “전술적 비관주의자이자 전략적 낙천주의자"라고 부른 이 지성의 대가에게 여전히 미래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물었다. 그는 웃으며 대답했다. “낙관주의자가 되지 않으면 차라리 자살하는 게 낫습니다. 그러니 답은 당연히 ‘예스’입니다. 나는 낙관주의자이니까요. 다만 바로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그게 가능할지 말지는 모릅니다. 이게 바로 안토니오 그람시를 유명하게 만든 슬로건인 ‘이성으로 비관할지라도 의지로 낙관하라’입니다. 다른 선택지가 없습니다.”
출판사
“건강에 가장 신경을 쓰는 시대, 하지만 우리는 전혀 건강하지 않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 비수를 꽂은 화제작
저자 가보 마테는 “의학 기술과 지식이 절정에 달했음에도 현대사회의 만성적인 신체질환과 정신질환은 더욱 증가하고 있다"며 현재 우리 사회가 처한 아이러니한 상황을 꼬집으며 책을 시작한다. 그의 말처럼 우리는 역사상 가장 건강에 신경을 쓰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왜 모두 건강하지 않은 걸까? 이에 대해 가보 마테는 현대사회가 관념적 사각지대를 만들어 우리가 겪는 곤경을 명확히 보지 못하게 만든다고 단언한다. 다시 말해 질병은 한 인간이 누려온 삶 전체가 결과로 나타나는 것인데, 그러한 사각지대가 문화 전반에 널리 퍼져 있어 우리의 건강과 사회적 삶을 연결해서 생각하지 못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같은 비극적인 현상의 근원으로 오늘날의 물질주의 문화가 왜곡해놓은 ‘정상’ 개념을 지적한다. 그는 우리 사회에서 정상으로 여겨지는 많은 것들이 사실은 건강하지도 자연스럽지도 않다면서, 현대사회의 정상 기준을 충족시키려면 매우 비정상적인 욕구를 따라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신체적·정신적으로 아주 해롭다고 강조한다. 요컨대 “우리 문화에 팽배한 왜곡된 정상의 개념이야말로 건강한 세상을 만드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인 것이다.
“정상이 아닌 사회가 우리에게 정상을 요구하고 있다” 정상이라는 착각에 빠진 인간 사회를 위한 치유서
우리는 오늘도 정상적으로 살고 있는가? 아니, 정상처럼 살기 위해 나 자신의 본연을 감추고 애써 밝게 포장하지는 않은가? 사회가 규정해놓은 정상의 기준에 맞추기 위해 아등바등하지는 않은가?
가보 마테는 우리에게 정상의 기준이란 게 도대체 왜 있는가에 대하여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는 특히 신체와 마음이 아픈 이들을 정상과 비정상으로 나누고 질병 코드명으로 무작정 규정해버리는 오늘날의 의학계를 지적한다. 더 나아가 정상이라는 어긋난 환상에 빠져 정상 프레임에 맞추도록 우리 모두를 옭아매는 이 사회를 단호히 비판한다. 그는 “만약 우리가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보고 싶다면 정상이라는 착각에서 기꺼이, 아니 미친 듯이 벗어나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즉, 정상이라는 환상에서, 그리고 정상이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질 때 비로소 우리의 치유가 시작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자기 삶의 궤적뿐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 등 주변 사람들을 떠올리며 인간에 대한 진정한 이해의 폭을 넓히게 될 것이다. 나를 위로할 것은 무엇인지, 또 내가 탈피해서 극복할 것은 무엇인지를 찾게 되고, 더 나아가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을 객관화하면서 치유의 길로 가게 될 것이다.
추천평
- “모든 사람이 풍부해질 수 있는 책. 오랜 기간에 걸친 저자의 지혜가 축적된 결과로 탄생한, 심오하고 치유의 힘이 있는 작품이다.”
- 요한 하리 (『도둑맞은 집중력』 저자)
“우리가 누구인지, 미래에 무엇이 될지에 대한 지적이고 따뜻한 탐구이다. 과거와 미래를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
- 타라 웨스트오버 (『배움의 발견』 저자)
“만성적인 정신 질환과 신체 질환은 별개로 구별된 질병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문화적 맥락과 우리가 신뢰하는 가치관에 대한 (부)적응을 반영하는 복잡하고 다층적인 과정이다. 이 책은 우리 삶의 전반에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 베셀 반 데어 콜크 (의학 박사,『몸은 기억한다』 저자)
“이 책은 당신이 삶을 보는 양식과 삶이 몸으로 표출되는 방식을 영원히 바꿀지 모른다. 그리고 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공동 치유의 길을 제시한다.”
- 엘리사 에펠 (『늙지 않는 비밀』 저자)
“뛰어나다. 매력적이다. 획기적이다. 우리의 눈을 가려 트라우마에 빠지게 만든 사회적 환각 상태의 복면을 벗긴다.”
- 타라 브랙 (불교명상가, 심리치료사,『받아들임』, 『자기 돌봄』 저자)
“트라우마가 우리 개인의 몸과 정신뿐 아니라 사회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는 장대한 선언서. 이 책은 우리가 ‘정상’으로 여기는 것을 갱생시키며 이유 없이 우리를 아프게 만드는 질병을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을 준다.”
- 리사 랜킨 (『치유 혁명』, 『두려움 치유』 저자)
“지적인 스릴러처럼 읽히는 걸작. 자신의 마음이 궁금한 사람들, 세상이 어떻게 이렇게 미쳐 돌아가는지 알고 싶은 사람들, 그리고 함께 더 나은 미래를 개척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 릭 핸슨 (『12 가지 행복의 법칙』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