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버크 (2017) 지식의 사회사 2: 백과전서에서 위키백과까지
2024-05-23 Bibliography bib encyclopedia wikipedia c020Social History of Knowledge
히스토리
- [2024-06-17]
- 그래 역시 중요한 것은 지식의 역사가 아닐까 싶다.
책소개
우리는 어떤 경로들을 지나서 지금의 지식에 이르렀는가? 인쇄술의 발명에서 위키백과의 탄생까지, 550년에 걸친 지식의 역사를 읽는다 지식사회학, 정치학, 경제학, 지리학, 인류학 등을 아우른 명저 우리는 반세기 전에 피터 드러커가 예견한 대로 ‘지식사회’를 살고 있다. 이 ‘지식사회’ 또는 ‘정보사회’에서는 지식과 정보가 그 어느 때보다도 넘쳐 난다. 그러다 보니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원하는 정보에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 내가 안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도대체 무엇이 정보이고 무엇이 지식인가? 하지만 이런 고민을 하는 것이 우리가 처음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미 16세기에 이탈리아의 한 작가는 “책이 너무 많다 보니 제목들을 읽을 시간조차 없다.”라고 불평했다.
철학자 에드먼드 후설은 지식이나 학문이 1900년경에 ‘위기’를 겪었다고 믿었다. 이처럼 지식을 둘러싼 문제는 항상 존재했다. 현재의 특이점들은 역사의 장기적인 경향 속에 놓고 볼 때 더욱 분명해진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어떤 경로들을 지나서 지금의 지식에 이르렀는가?” 그 답을 구하고자 저자 피터 버크는 550년에 걸친 지식의 탄생과 유통에 관한 거의 모든 주제를 망라한다. 제2권 ‘백과전서에서 위키백과까지’에서는 『백과전서』로 대표되는 시기인 1750년경에서 시작해 ‘시민 과학’의 승리를 상징하는 ‘위키백과’가 등장한 2000년경까지를 다룬다. 지식을 어떻게 수집하고 분석했는지, 사라지고 파괴되고 버려진 지식은 무엇이 있는지 등을 살펴보고, 지식과 관련된 성, 계급, 국적 문제 등과 함께 시간의 변화에 따른 시대적 관심의 변화를 연대순으로 조망한다.
책 속으로
“지식은 무엇인가?”는 ‘예수를 조롱하던 빌라도’가 프랜시스 베이컨에 따르면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을 것”이었으면서 물었던 질문인 “진리는 무엇인가?”와 불편할 정도로 흡사하게 들린다. 대답의 첫 단계는 폴란드 인류학자 브로니스와프 말리노프스키가 “정보라는 손대지 않은 재료”라 부른 것과 지식을 구별하는 것일 것이다. “우리는 정보에 빠져 죽을 지경”이지만, “지식은 결핍돼 있다.”는 말을 우리는 듣는다. 우리는 ‘정보 거인’이 될 수 있지만, 그러면서 ‘지식 난쟁이’가 될 수 있다. — p.17
런던 택시 기사들이 ‘지식’을 이야기하면, 그것은 이 도시의 지리를 뜻하는데, 그렇다고 이들이 (옥스퍼드 대학 베일리얼 학료 학감) 벤저민 조윗이 품고 있었다고 악의적으로 표현됐던 “내가 모르는 것은 지식이 아니다.”는 식의 자만을 공유하는 유일한 사람들은 결코 아니다. — p.18
아주 많은 양의 자료를 작은 공간에 저장할 수 있게 해 주는 새로운 기술이 낳은 의도하지 않은 결과로 (……) 이를테면 2007년 영국에서는 자녀 수당을 청구한 700만 가구에 관한 정보, 대표적으로는 은행 관련 정보를 담은 CD들이 없어지는 일이 일어났던 것이다. 첫 달 착륙 순간을 담은 비디오가 NASA에서 없어진 일도 있었다. 또 인터넷에서는, ‘엄청난 양’의 정보가 “매일 없어진다.” — p.237
정보를 뺄 때 거기 깔린 철학은 최근에 나온 발상이 항상 가장 나을 것이라는 식의, 진보에 대한 어느 정도는 순진한 믿음일 때가 많을 것이라고 우리로서는 충분히 의심해 볼 만하다. 이런 이유로 적어도 인문학에서, 특정 용도로는 학자들이 (1911년에 출판된)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제11판을 나중에 나온 판들보다 선호할 때가 많다. — p.247
1960년대에 연구 활동을 시작한 내 세대 학자들에게는 새로운 기술들이 지금도 도전을 던진다. 그 무렵에 ‘잘라 붙이기’는 컴퓨터에서 아이콘을 누른다는 의미가 아니었고, 가위와 가끔씩은 새서 (나무로 된) 탁상에 묻기도 하는 튜브에 담긴 풀을 쓴다는 뜻이었다. (……) 우리는 보통 5×3인치 기록 카드들을 보관하는 데 신발 상자를, A4 크기 복사지들에는 셔츠 상자를 쓰고 있었다. — p.406
출판사 리뷰
지금의 우리를 있게 한 지식의 자리를 밝히다
이 책은 지식인이 집단으로서 정체성을 형성하기 시작한 근대 초기를 시작으로 지식의 민주화라는 흐름 속에 있는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지식의 역사를 보여 주는 동시에 지식에 관한 다양한 논제를 다룬다. 아울러 과거의 사람들은 오늘날의 우리와는 다른 방식으로 지식을 보았다는 것, 지식은 사회 속에 자리를 잡고 있으며 사회로부터 분리되지 않는다는 것을 밝힌다. 저자 피터 버크는 지식사회학을 비롯해 정치학, 경제학, 지리학, 인류학 등 다양한 분야의 시각과 사례를 동원해 지식이라는 주제를 파고든다. 나폴레옹의 이집트 원정이나 냉전 시대 미국과 소련의 경쟁 같은 역사적 사건뿐만 아니라 대학, 각주, 설문지, 박물관, 색인, 알파벳순, 정보기관, 검색엔진 등 지식과 관련된 거의 모든 것이 그 대상이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지닌 사고방식과 신념, 권위, 관습, 편향, 선입견, 이해관계 같은 것이 ‘지식의 사회사’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볼 수 있을 것이다.
21세기 최고의 문화사학자가 보여 주는 지식에 관한 매혹적인 카탈로그
저자 피터 버크는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문화사 명예교수로, 역사를 읽는 방법론의 연구에서는 에드워드 카와 마르크 블로크, 페르낭 브로델 등의 뒤를 잇는 대가이다. 근대 초기의 지식을 다룬 『지식의 사회사 1』은 광범위한 주제를 날카로우면서도 깊이 있는 서술로 파헤침으로써 출간되자마자 저자의 대표작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12년 만에 나온 후속작 『지식의 사회사 2』는 다루는 시기를 오늘날까지로 확장함으로써 550년에 걸친 지식의 흐름을 지적 경계를 넘어 연결해 내는 데 성공했다. 지난 2006년에 ‘지식’이라는 제목으로 국내에 소개된 바 있는 첫 번째 권은 이번에 좀 더 정확하고 새로운 번역으로 다시 나왔으며, 두 번째 권은 국내 독자들에게 처음으로 선을 보인다. 버크는 한국어판을 기준으로 약 1000쪽에 가까운 이 두 권의 책을 통해 지식이라는 주제를 철저하게 해부한다. 지식이란 무엇인가? 지식은 어떻게 생산되고 전파되며 받아들여졌는가? 지식의 진보는 어떤 대가를 치렀는가? 우리는 이 모든 지식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왜 사회사인가?
이 책에는 1300명이 넘는 지식인과 사상가가 등장한다. 이들은 추상적으로 흐르기 쉬운 지식의 역사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균형추 구실을 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을 개인의 역할에 초점을 맞춘 책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저자는 영웅적이고 천재적인 개인의 신화 대신 지식 조직들이 만들어 낸 역할에 주목한다. 그러므로 대학이나 기록 보관소, 도서관, 박물관, 두뇌 집단, 학회, 과학 학술지 등의 역할을 강조한다. 또한 내부 역사보다는 외부 역사를, 지적 문제보다는 지적 환경에 관심을 더 기울인다. 지식의 역사에서 주역은 개인의 혁신이 아니라 지식을 혁신하고 전파할 수 있도록 만든 기관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제목이 지식의 ‘사회사’인 까닭인데, 그래서 이 책에서는 스티브 잡스보다는 ‘위키백과’를 만든 지미 웨일스가 더 중요한 인물이다.
1750~2000, 백과전서에서 위키백과까지
제2권은 세 개의 부와 아홉 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제1부에서는 지식을 수집, 분석, 전파, 행동이라는 네 단계로 나누어 순서대로 다룬다. 제1장에서는 과학 원정, 약탈, 현장 연구, 설문지 등 지식을 수집하는 방법을 살펴본다. 제2장에서는 지식의 분석을 다루는데, 도서관과 박물관, 실험실에서 지식을 어떻게 분류하고 해석하며 수치화했는지 등을 검토한다. 제3장에서는 지식이 사람들에게 말, 그림, 문자, 전시물, 그래프 등의 형태로 전파되는 양상을 보여 준다. 제4장에서는 지식과 정보를 정부와 대학 등에서 수용해 산업과 전쟁 등에 이용하는 모습을 추적한다.
제2부는 지적 진보의 대가로 치른 것들을 다룬다. 제5장에서는 앞서 지식의 축적과 획득을 강조한 것과는 달리 감추어지고 파괴된 지식들을 살펴보면서 점성학, 골상학, 우생학 등 버려진 지식도 검토한다. 제6장에서는 기존의 학문 분과가 여러 새로운 학문 분과와 전공으로 나누어지는 모습과 전문가의 출현 등을 통해 지식이 세분화되고 전문화되는 양상을 보여 준다.
제3부는 세 가지 차원에서 본 지식의 사회사를 대상으로 한다. 제7장에서는 지리적 차원, 즉 실험실, 도시, 국적, 경계, 지구화, 이주와 망명 등을 주제로 지식을 논한다. 제8장에서는 사회적 차원의 지식을 다루는데, 지식의 경제학과 정치학, 전쟁과 계급, 성 문제 등을 파헤친다. 마지막으로 제9장에서는 50년을 단위로 삼아 1750년에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시간적 차원에서 지식의 단기적 경향을 검토한다.
피터 버크 Peter Burke (1937)
1937년 런던 출생으로 예수회와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역사학을 공부했다. 1962년에서 1979년까지 서식스 대학에서 강의했고 2004년까지 케임브리지 대학교 문화사 교수로 재직했다. 현재는 이매뉴얼 칼리지의 종신 석학교수다. 근대 초기 유럽에 관한 혁신적인 주제, 연구 방법론으로 명성을 얻었으며 문화사의 위상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는다. 스무 권이 넘는 그의 저서는 서른 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어 널리 읽히고 있다. 국내 출간 도서로는 《지식의 사회사 1, 2》 《지식은 어떻게 탄생하고 진화하는가》 《문화 혼종성》 《문화사란 무엇인가》 등이 있다.